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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종교 - 교유서가 첫단추시리즈 13 과학과 종교는 근대 이후 수 세기에 걸쳐 우주의 원리에 관한 해석을 두고 논리 다툼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과학은 이전 시기에 종교가 쥐고 있던 정치적/사회적 주도권 의 상당 부분을 빼앗아온 양상을 보인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정치적/사회적 주도권 . 과학이나 종교나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은 세계에 대한 해석에서 자신들의 가치가 단연 타당함을 주장하고 이를 통해 당대 사회에 자신들의 통제력 을 강화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17세기 갈릴레이, 19세기 다윈, 20세기 스코프스 재판까지 과학과 종교 간 오랜 갈등의 본질은 주도권 쟁탈이었다.경쟁과 대립의 역사를 통해 과학과 종교를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자연과 신에 관한 우리의 신념은 어디에서 기원하는가?어떻게 해서 우리는 과학과 종교에 대해 ..
난설헌 머물지 않고 흐르는 모든 것들은 아름다웠다. 고여 있지 않아 늘 새롭고 싱싱하다. 그미도 때때로 흐르고 싶다는 간절한 욕망을 느꼈다. 청정한 상태로 머물다가 언젠가는 그 존재 자체가 사라진다는 것, 공기 중에 떠도는 한 톨의 먼지가 되어 하늘로 스며든다는 것은 얼마나 신비하고 아름다운 현상인가. p.99~100열다섯 살이 된 초희의 함이 들어오는 날 비가 내렸다. 초희의 아버지 허엽은 물론 어머니 김 씨도 내리는 비를 보며 안절부절못했다. 사람들의 입으로 전해지는 미신을 믿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꺼림칙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비가 내렸어도 무사히 함을 받고 손님맞이를 치르고 난 깊은 밤, 누군가가 안채 용마루에 올라 시가에서 보내준 초희의 녹의홍상을 찢어발겼다. 잠을 이루지 못해 잠깐 나왔던 초희가 ..
바다여, 바다여 2 「그물을 헤치고」에서 반해버린 작가라 바로 다음 번역서를 읽어봤습니다. 두 권을 3일만에 읽은 것 같네요. 아이리스 머독은 시대의 지성으로 불리우며 철학을 공부했다면서, 실제 인간사에도 어찌나 정통하신지 철학적?사상적 주제 의식을 제외하고 단순히 "이야기" 로만 읽어도 매우 재미가 있는 줄거리입니다. 2권은 빨리 내용을 알고 싶어서 잠도 물리쳐 가며 읽었어요. 「그물을 헤치고」처럼 남성 일인칭 화자의 시점입니다. 개인적으로 타인과의 대화보다 사적인 독서가 자아를 진정 마주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실제의 대화는 좀더 타인 쪽을 향하고 좀 더 공동의 것인데, 독서는 철저히 자아와 대면하는 행위인 것 같습니다. 내용에 대한 아무 정보 없이, 선입견 없이 처음부터 읽어나가다 보면, 쓴이의 자기중심적 사고에 점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