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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시대


공부는 무엇인가. 바로 질문이 아닐까. 얼마나 좋은 질문은 던지느냐. 거기서 부터 공부가 시작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에게는 모든 답은, 혹은 답으로 가는 길은 주어져 있는지 모른다. 다만 어떤 길로 그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가. 그것이 다를지 모른다. 그리고 모든 길로 우리가 갈 수 없듯이 모든 질문에 답하기에는 우리의 삶이 너무나도 짧다. 그렇기에 저마다의 전문분야, 혹은 필이 꽃히는 길로 가는게 아닐까. 아무도 종착점에 가보지 못했기에 도착점은 모르겠지만, 쉬어가는 그 지점이 너무나도 궁금하다. 그렇기에 저자들, 이 시대의 믿을만한 리들러들의 질문이 궁금해진다. 장바구니에 본 책의 진본을 넣어두고 그들의 질문과 그들의 답에 대해 조만간 사서 볼 때를 기대해본다.
각자도생의 시대,
우리 시대의 지성들에게 물은
세상을 헤쳐나가는 다섯가지 공부법

살아남기만도 벅차다고, 먹고살기도 바쁘다고, 고민은 사치라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공부’에 대한 열망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인문학이 죽었다고 하지만 대학 도서관의 인문·사회과학 도서의 대출은 늘어나고, ‘지적 대화’를 나누고 싶은 독자들에 힘입어 인문 도서의 판매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아무도 길을 알려주지 않는 각자도생의 시대에 공부에서 진짜 살길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창비 50주년 특별기획 ‘공부의 시대’에 참여한 우리 시대 지성들은 입을 모아 지금이야말로 공부를 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각 분야에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온 강만길, 김영란, 유시민, 정혜신, 진중권 다섯명의 지식인들이 ‘나’와 ‘세상’에 대해 묻고, 고민하고, 손 내미는 ‘진짜’ 공부를 말한다. 원로 역사학자 강만길은 자신이 일평생 몸으로 겪어낸 역사를 돌이키며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역사의식을 말하고, ‘김영란법’의 전 대법관 김영란은 자신을 만든 독서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 유시민은 글쓰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거리의 의사’ 정혜신은 책이 아닌 사람에게서 얻을 수 있는 배움을, 미학자 진중권은 디지털 시대에 인문학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공부’와 ‘시대’는 밀접하게 상호작용한다. 일제강점기 소학교에서 일본어를 배워야 했던 역사학자, 판사로서의 삶과는 무관한 책만 읽어왔다고 말하지만 그 누구보다 부정한 시대와 치열하게 맞부딪친 대법관, 자신은 그저 ‘지식 소매상’이라고 하지만 그 지식을 통해 현실 정치에서의 변화를 열렬히 모색했던 전 정치인, 사회적 부정의와 참사 앞에서 진료실을 떠나 거리로 나간 정신의학 전문의, 활자 시대의 종말 앞에 미디어의 세계로 인문학의 방향을 전회한 미학자, 각자 자신이 거쳐온 시대와 밀접하게 연관된 이 다섯 지식인의 공부 이야기는 독자들이 이 혐오와 무관심의 시대를 뚫고 세상과 손을 맞잡을 수 있도록 안내할 것이다.


강만길의 내 인생의 역사 공부
김영란의 책 읽기의 쓸모
유시민의 공감필법
정혜신의 사람 공부
진중권의 테크노 인문학의 구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