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나에게 엄마는... 애와 증의 사이에서 묘하게 양다리를 걸친 감정이었다. 딸 셋에 아들 하나였던 우리 집은 오빠에 대한 엄마의 사랑이 무한정이었기에 오빠에게 무례한(?) 내가 엄마입장에서 마냥 좋을 수 없었다. 오빠에 대한 사랑을 감출 수 없었던 엄마의 행동이 내 입장에선 편애로 보였고, 바로 밑이었던 난 오빠를 향한 짝사랑에 정신 차리지 못한 엄마가 밉기도 했다. 같은 여자 입장, 그리고 고생하는 엄마란 입장으로 생각한다면 한 없이 효도해야 마땅하지만, 때론 부당하다 싶게, 오로지 오빠를 향한 엄마의 사랑을 만나게 되면 그게 그렇게 싫었다. 언니와 여동생에겐 당연했던 오빠와의 차별이 나는 왜 인정할 수 없었는지.. 엄마가 되고 보니 세상에...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은 없지만, 유난히 좋아하는 손가락이 있다는 것. 그걸 알아버렸다.
아이들에게 엄마란 존재는 참 묘하다.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은 분명하지만, 엄마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너무 많이 간직한 사람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것은 맞는데 사랑하는 방법이나 방향이 아이들과 다르다. 누구보다 생각의 차이나 간극을 쉽게 메울 수 있을 것 같지만, 쉽지 않은 게 또한 엄마다.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나지 않았지만, 아이들 입장에서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다. ‘우리 엄마는 왜’란 책은 엄마를 아이들 입장과 3자의 입장에서 엄마를 파헤치고 이야기 한다. 매니저 엄마, 일하는 엄마, 아빠와 엄마, 싱글엄마, 딸이었던 엄마, 인간 엄마... 엄마도 엄마이기 전에 사람이었고 누군가의 딸이었다는 사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나면 자신의 엄마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한국에서의 엄마는 아이의 성취를 통해 가정과 사회에서 인정받기 때문에 여성 또는 인간이 아니라 ‘아이의 양육자’로 살게 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엇나가면 사람들은 말한다. ‘엄마가 아이를 어떻게 키웠기에 애가 저 모양일까?’ 엄마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상상을 초월하지만 그 모든 것이 엄마 탓이란 말은 좀 거북하다. 아이가 어떤 레벨이냐에 따라 엄마의 목에 기부스를 하냐 마냐가 되는 현실. 어이가 없지만 현실 또한 그렇다는 것이 우습다. 이에 비해 엄마의 사회적 능력은 부수적이다. 엄마가 사회적으로 성공해도 아이가 개차반이면 사람들은 말한다. ‘자식은 저 모양으로 키워놓고 자신은 성공했다고 난리다.’ 아빠들에게는 그런 말 하지 않으면서 왜 엄마들에게는 이렇게 가혹한지...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라 재미있는 부분도 있고, 내 모습 같아 웃음도 나오지만 이상하게 묘한(?) 한방은 없는 것 같은 이 느낌은 뭘까? 아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고 엄마를 이해할 수 있을까? 알다가도 모를 엄마의 속마음을 심층 탐구하고 연구했다지만.. 모든 엄마에게 적용되는 건 또 아니라는 것도 이 책의 한계 일 수 있다. 하지만 사춘기인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엄마가 아이들에게 욕심을 부리고, 그 욕심을 부릴 수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를 이해하는 것. 엄마의 세대와 지금 우리 아이들의 생각 차이. 엄마이기 전에 누군가의 딸이었고, 외할머니의 희망이자 선물이었던 엄마. 아이를 낳고 희생하기까지의 엄마..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엄마한테 전화하고 싶어질까? ‘엄마 저를 키우느라 고생하셨어요.’ 이렇게 기특한 생각을 하게 될까? 오늘 우리 엄마가 미치도록 짜증난다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엄마도 너로 인해 미치도록 짜증날지 모르니까. ^^
청소년이 알고 싶은 엄마 이야기 우리 엄마는 왜?
우리 엄마는 왜,: 인간적으로 궁금한 엄마의 이해 는 청소년을 위한 엄마 이야기, 엄마와 십대 두 사람 사이에서 오가는 복잡한 감정에서 출발해 사회로 확장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성매매를 경험한 십대들과 10년 넘게 만나면서 두 권의 책( 길을 묻는 아이들 조금 다른 아이들, 조금 다른 이야기 )을 쓴 30대 중반의 연구자 김고연주는, 이번에 우리 주변의 십대들을 인터뷰해 엄마에 관한 생생한 목소리를 기록했다.
그리고 저자 자신의 경험을 비롯해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교차시키고 여성주의,사회학의 언어와 연결해, 십대의 눈에 비친 교육,노동,소통,가족,젠더,섹슈얼리티 등의 문제를 들여다본다. 꼭꼭 숨어라 , 벽이 등으로 알려진 오승민 작가의 일러스트가 더해져, 섬세한 감정과 복잡한 상황을 힘 있게 전달한다. 하나의 키워드에서 시작해 논의의 폭을 넓히며, 어떻게 살 것인가 가만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청소년 교양 문고 ‘구르는돌’ 시리즈 첫 번째 책이다.
우리 엄마는 왜?
들어가며 알쏭달쏭 ‘엄마’ 퍼즐
아이들 소개
1장 매니저 엄마
1 엄마는 공부하란 말밖에 몰라
매니저 엄마의 등장 | 강남 8학군 아이의 꿈 |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라면 | 영어 때문에 미치는 줄 알았네
맹모삼천지교의 재해석
2 날 위한다지만 엄마 만족일지도 몰라
돌이킬 수 없는 엄마의 폭력성 | ‘최신폰’ 갖고 싶으면 공부해! | 고등학교도 안 나와서 어쩌려고! | 왜 엄마는 대학을 중요하게 여길까 | 엄마가 충분히 이해는 되지만…
3 엄마의 잔소리에서 탈출하는 법
때리는 꼴은 봐도 맞는 꼴은 못 봐 | 왜 한국의 십대들은 행복하지 않을까 | 엄마와 아이의 삶을 바꾸자
지폐 속의 여자들
2장 일하는 엄마
1 엄마는 일하느라 바빠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위대한 직업 | ‘전문직’이 된 엄마 | 집, 회사, 학교까지 엄마는 간다! | 우리 엄마도 우산 갖다 주면 좋겠다 | 엄마가 일하니까 학원비를 낼 수 있어
저출산의 비밀
2 엄마 일 때문에 집이 엉망이야
모든 건 일하는 엄마 탓 | 엄마가 일 나가면 집안일은 내 차지 | 왜 집안일을 나누지 않을까 | 엄마가 신경 안 써 줘서 서운해
3 슈퍼우먼이 넘치는 사회
슈퍼히어로의 눈물 | 가족과 사회가 함께 돌보자
3장 아빠와 엄마
1 아빠는 투명인간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 아빠의 자리가 사라져 버렸다! | 인간적으로 알 수 없는 아빠 | 왕따 아빠, 딸바보 아빠로 변신! | 자상한 아빤데 싫을 때가 많아 | 왜 아빠와 소통이 어려울까
성 역할
2 엄마가 나랑 친해진 비결
엄마랑 아빠는 생물학적으로 다르다 | 엄마랑 점점 친구 같아져 | 엄마에 대해 아는 게 없네 | 엄마도 처음부터 엄마는 아니란다
자녀 양육도 황제
3 소통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야
엄마가 알아서 뭐하려고 | 엄마는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까 | 행방불명된 엄마를 찾아내자
가족은 도구가 아니야
4장 싱글 엄마
1 그래, 우리 가족은 ‘비정상’이다
걘 아빠가 없어서 그래 | ‘정상 가족’ 되기의 어려움 | 왜 새엄마는 꼭 나쁜 사람일까 | 아빠 없이 키운 엄마 잘못이 아냐 | 내가 말썽을 피운 진짜 이유는… | 우리 엄마 함부로 하지 마! | 이혼은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
싱글맘 선언
2 우리 가족은 달라도 행복해
매독스네 가족을 소개합니다 | 우리 집은 엄마가 가장 | 엄마는 매일 밥을 여섯 번 차렸어 | 여자들만 사는 가족 | 엄마 몫까지 해내는 아빠
동성 결혼 부모 성 함께 쓰기
3 용감한 엄마들, 즐거운 우리 집
가족 구성이 낯설다고 차별이라니 | 다양한 가족을 만들 권리
가부장제
5장 딸이었던 엄마
1 엄마는 어려서 딸이라고 차별을 받았대
History, His story | 서울로 간 순이는 우리 할머니가 됐어 | 엄마는 대학에 가고 싶어서 가출을 했어 | 누나보다 잘해야 한다니 스트레스야 | 왜 엄마는 아들한테 부담을 줄까
2 엄마는 결혼해서도 희생만 해
독립을 위해 필요한 것 | 엄마는 자기 용돈도 장보기에 써 | 왜 엄마는 가족을 위해서만 돈을 쓸까 | 모든 면에서 엄마가 대단해 | 엄마의 집안일을 돈으로 계산하면
여성주의
3. 딸과 아들이 모두 행복한 세상
아들을 낳으면 제주도 여행, 딸을 낳으면 세계 여행 | 알파걸의 실종 | 가부장제에선 여자도 남자도 괴로워
6장 인간 엄마
1 엄마로 사는 건 어떤 걸까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 마당을 나온 암탉도 모성 본능이 | 엄마처럼 살게 될까 봐 무서워 | 대한민국에서 엄마로 산다는 것
모성의 발명
2 엄마도 자아 찾기가 필요해
엄마에게도 엄마만의 꿈이 있어 | 엄마의 마흔 번째 생일에 생긴 일 | 친구들과 놀러 다니는 엄마가 더 좋아 | 품 안의 자식, 마마보이가 되다 | 엄마, 보통의 존재
3 엄마의 이름을 불러 보자
누군가의 엄마로 산다는 것 | 엄마에게도 이름이 있었지
나가며 심리적 독립을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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